이 책은 우선 굉장히 얇다. 120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싸다. 정가 7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원래 사려고했던 교회 관련 책에는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싸기도 하고 가볍게 읽을만 해서 구입하게 됐다. 전국리더대회때였는데, 교회 관련 도서를 살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읽으려 모아놨던 책에는 "교회다움", "교회 2.0"이 있었고, 전역을 앞두어 어느정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읽어야할 책이 많았기에 우선순위가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 전국리더대회때 교회 포럼을 기획했던 친한 형을 북테이블 앞에서 만나 넌지시 교회 관련 책을 좀 소개시켜달라고 했다. 나는 원론적인 건 싫다고 했다. 형은 내가 가진 교회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국 서적보다는 한국 서적이 좋을 것이라고, 박영돈..
IVF 2015년 전국리더대회 마지막 날 밤, 아끼는 후배와 늦은 시간 대화를 했다. 여러 고민들을 나누며 서로가 가진 상황들을 이야기하며 이해하는 시간이었는데, 그 친구의 상황에 대해 내가 그런 말을 했었다. '요새는 사람들이 경험에 대해서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그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연애도 많이 경험해봐야 좋다, 여행도 많이 다녀봐야 좋다, 이런 생각이 꼭 옳지는 않다.' 그때는 전후맥락 없이 그 말만 뱉었기 때문에 그 친구가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모르겠다. 이에 대한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건 고등학생 시절 교회 선생님으로부터였다.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해줬던 건 아니지만, 평소 연애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던 내게 '연애는 무조건 많이 해봐야한다'라는 선생..
맥북을 산 지는 2달이 다 되어가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자랑글을 올린다. 맥북을 산다고 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 "그걸 왜 사냐", "한국에서 불편하지 않냐"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특히 친한 친구 중 하나는 "한성 갑, 맥북은 글쎄..."라며 한성보다 애플이 못하다 라는 식의 말을 하기도 했는데.... (앱등이로서 심한 분노가 인다. 부글부글) 어쨌든, 그 좋은 가성비 뛰어난 제품들을 뒤로한 채 맥북을 고른 건 전적으로 Scrivener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작가한다고 계속 배우고 공부하는 입장에서 뛰어난 글쓰기 프로그램이 맥에 있다는 걸 들은 이후로 맥에 관심이 안갈 수가 없었다. 나름 돈도 모았겠다, 총알도 되고 동기도 됐기에 맥북을 산다는 데엔 망설임이 딱히 없었다. 그다지 무거운 프로그램..
지금은 밤 근무 시간이다. 태극의 정가 퇴고본을 다 쓰고, 좌초시간에 할 것이 없어 이전에 생각없이 끄적였던 공동체에 대한 단편 소설을 이어썼다. 입대하던 시절 내가 가지고 있었던 어둠들이 글을 읽으니 새록새록 다가왔다. 아팠던 것들. 리더로써 잘 감당해내지 못했던 것들. 나의 부족한 것들. 그리고 진주와의 관계에서 오는 크나큰 찔림과 시림. 더구나 지금은 동기공동체에 대한 분노까지 더해있다. 결국 나는 펜을 내려놓고 말았다. 상기되는 기억들로 아린 생각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어느 것 하나 회복되지 않았다. 다만 무뎌졌을 뿐이다.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고, 내게 개선의 의지는 별로 없어보인다. 진주, 지후누나, 공동체, 동기들. 지난 일기 중 책을 읽고 썼던 한 문구가 내게 깊이 다가왔다. "..
"광장에 선 기독교"는 여러사람에게 추천받았던 책이다. '꼭 읽어보아라', '현대 시민의 필독서다', 심지어는 '표지가 이쁘다'는 칭찬까지 봤다. 맥북을 구입하느라 돈이 궁해 구매는 못하고 주변 사람에게 빌려다랄 요청했다. 친한 간사님께서 곧바로 책을 빌려주겠다 연락이 왔고, 그 뒤로 한 주 뒤에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의외로 깔끔한 책의 외상이 새것인 듯 싶었다. 간사님께 책을 받았다 연락해보니 줄도 치고 접기도 하고 낙서도 하며 읽으란다. 그리고 내가 읽었던 흔적을 따라 읽겠다고... 역시 새 책이 맞았다.(결국 내 책마냥 지저분하게 보긴 했으나...) 그런 강요에 의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독서하며 줄치거나, 중요한 부분을 접어 표시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생기긴 했었다. 그런데 생각치 못한 ..
하늘이 청명했다. 겨울의 생기없고, 찬바람에 죽은 듯 했던 햇살이 따스하게 쬐었다. 두터운 옷을 안에 입은 것이 무안할 만큼 날이 따사로왔다. 숨을 들이쉬니, 매년마다 한강 둔치, 광화문 거리,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골목에서 맡았던, 봄향기가 났다. 이전엔 몰랐는데 봄향기라는 게 있구나 깨달았다. 새 계절의 설렘과 얼었던 계절이 녹으며 풍기는 형기였다. 내 마음까지 녹아내렸다. 화창한 날씨에 듬성듬성 지나가는 차들의 풍경은 글자 그대로 나른했다. 그 봄향기를 들이마시니, 입대 전 맡았던 봄의 추억이 내게로 들어왔다. 설레는 마음과 가슴앓이들. 지난 지금은 시려야 할 추억이 이 날의 햇살과 향기처럼 부드럽게 느껴졌다. 지금 그 친구는 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땐 그랬구나 하며 거닐었던 풍경도..
예레미야 1장 1~19본문 예 1:1~191.베냐민 땅 아나돗의 제사장들 중 힐기야의 아들 예레미야의 말이라 2.아몬의 아들 유다 왕 요시야가 다스린 지 십삼 년에 여호와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였고 3.요시야의 아들 유다의 왕 여호야김 시대부터 요시야의 아들 유다의 왕 시드기야의 십일년 말까지 곧 오월에 예루살렘이 사로잡혀 가기까지 임하니라 4.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5.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 6.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니 7.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고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
솜솜이 떠가는 구름을 타고오늘은 바람이 찾아왔다 어제는 메마른 가지에 붙어석별을 거부했던 이파리들바람이 썩어진 몸둥이를 어루만진다. 휘휘, 바람은바사지는 이들을 한 데로 몬다.이제는 아름다히 앙상한 나무가 새 것을 맞이한다.햇빛이 들고 따스한 옷을 입히면이것 보라, 새닢들이 파릇이 피어날테니
최근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 "회심", "무레한 기독교" 세 권의 책을 연달아 읽었다.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들이 다음 책을 읽으며 정리되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니 반대 순서로 읽었어도 제법 좋았겠다 싶다. 세 권 모두에서 세계에 대한 입장을 배웠다. 첫 책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세계 그 자체. 브라이언 활시의 책이라 끝까지 붙잡아 읽었는데, 내용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나는 기존에 부정적이고 회의적으로만 생각해왔다. 경계해야할 것. 진리의 절대성을 부정하며 상대성을 강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면서도 이 시대를 하나의 기회로 본다고 했다. 그때는 그것이 무슨 말인 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난 기존에 포스트 모던은 진리에 대한 방향을 잃..
참 탈도 많고 시간도 많이 허비했던 블로그를 드디어 티스토리에 둥지틀게 됐다. '블로그 해야지'하는 생각은 입대하고 나서, 어느 순간 생긴 소망이었는데, 자꾸 미루고 미렀다. 사실 군생활 중간중간에 글을 쓰고 기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 블로그도 있긴 하지만, 난잡한 글들에 정리되지 않은 듯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사실 반응형 테마에 반했다) 굳이 다른 곳으로 옮겨버렸다. 처음 알아봤던 건 구글 블로거(옛 Blog spot)였다. 해외 템플릿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Scratch라는 꽤나 마음에 드는 템플릿을 발견했다. 이내 적용하고 웹폰트도 만들어 꾸며보고 했으나... 정작 글쓰기 도구 너무 허약했다. 인용 글들을 위해 글박스 기능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해당 기능은 제공해주지 않았고, 더구나..